여행/국내 갈만한 곳

🍂 천년 고찰 부석사와 따끈한 자미가 한정식 - 경북 영주 여행기

2025. 5. 20. 00:30
고요한 부석사, 그리고 정성 가득 자미가에서 몸과 마음이 모두 채워지는 하루

 

영주의 가을은 유난히 곱습니다. 도로를 달려 낙엽이 천천히 흩날리는 산길을 따라 도착한 곳, 바로 부석사(浮石寺)입니다. 국보 제18호 무량수전석등, 조사당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고찰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을까 합니다.

 

🍎 영주는 사과의 고장 — 11월 말의 또 다른 즐거움

이번 영주 여행의 또 다른 목적은 사과를 사기 위함입니다. 영주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사과 산지로,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사과 과수원과 저장 창고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11월 말, 수확을 마친 사과 창고에서는 당도 높고 저장성이 뛰어난 사과를 직접 박스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지 농가에 들러 몇 박스를 차에 싣고 돌아가는 길은 단풍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집니다.

 

🍚 부석사로 가기 전, 정갈하게 속을 채운 ‘자미가’의 산들정식

부석사로 향하기 전, 점심 식사를 위해 찾은 식당 ‘자미가’는 길가에서 보기에는 소박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정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이곳에서 주문한 메뉴는 산채비빔밥이 포함된 ‘산들정식’. 이 메뉴는 주문한 후 곧 여러 나물 반찬들이 잘 구워진 고등어와 구수한 청국장과 함께 한 가득 나와 상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 정갈한 한 상은 1인 기준 14,000원입니다. 비빔밥에 고추장을 넣고 잘 비벼서 한 숟가락 먹으면 그 맛은, 산사로 향하는 여정을 충분히 든든하게 만들어 주기에 충분합니다.

 

양도 넉넉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맛 덕분에 식사를 마친 후에는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자미가 산들정식

자미가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11 자미가식당
매일 07:00 - 19:00 영업

 

🏯 천년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 ‘부석사’

경북 영주에 자리한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떠 있는 돌’이라는 이름처럼 전설이 깃든 장소입니다. 눈이 내린 후의 절과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길을 따라 대웅전으로 오르는 길에서 본 처마에서 길게 자라난 고드름은 왠지 꺾어다가 시원하게 한 입 베어물어도 될 만큼 깨끗해보였습니다.

 

영주 부석사 전경

 

이곳은 천년 고찰답게 눈에 보이는 왠만한 건축물은 전부 국보 아니면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부석사 안양루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2022년에 보물로 지정된 안양루에도 눈이 살포시 내려 조용히 부석사 경내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무량수전 앞 석등도 역시 국보입니다.

 

영주 부석사 안양루

 

부석사 무량수전은 들어보신 분들이 익히 있으실걸로 여겨지는 아주 유명한 건물입니다. 국내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축물로, 정면에서 바라볼 때 지붕이 살짝 들려 보이는 '배흘림기둥'이 있습니다. 기둥의 가운데가 두꺼워지는 모양새를 실제로 보니 꽤나 신기했습니다. 건물의 현판은 고려의 공민왕이 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배흘림기둥

 

무량수전 앞에서 내려다 본 경내의 전경입니다. 태백산맥이 한 눈에 보이는 절경이 경내 풍경과 어우러져 너무나 상쾌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영주 부석사 전경과 태백산맥

 

이 절이 부석사로 불리우게 된 이유는 공중에 뜬 바위라는 뜻에 '부석' 전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라 문무대왕 때 의상 대사가 당나라에 유학을 갔을 때 대사를 연모한 선묘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의상 대사가 10년간 화엄의 도리를 깨치고 귀국길에 올랐고, 선묘는 뒤늦게 소식을 들어 부두로 달려갔으나 이미 대사가 탄 배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선묘는 바다에 몸을 던져 용으로 변하였고(!) 대사가 탄 배를 호위하여 무사히 귀국하게 됩니다. 그 후 의상 대사는 화엄의 도리를 널리 펴기 위해 왕명으로 이곳 산기슭에 절을 지으려 했으나, 이곳 이교도들이 방해했습니다. 이 때 선묘 신룡이 바위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기적을 보여(!) 이교도들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이 돌을 '부석'이라 하고 사찰 이름은 '부석사'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영주 부석사 부석

 

경내를 조용히 바라보는 불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발길을 돌려 봅니다. 나무 사이로 햇빛이 흩어지며 고요한 풍경 소리가 울려퍼지는 순간은 시간이 멈춘 절경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영주 부석사 석불

 

📸 여행 팁 & 한 줄 감상

  • 📷 사진 포인트: 무량수전 앞 마당과 부석사 돌계단은 인생샷 촬영지로 추천합니다.
  • 🧤 방문 추천 시기: 단풍의 절정인 10월~11월
  • 👜 여행 팁: 부석사 입구에는 작은 카페도 있어 따뜻한 유자차 한 잔에 여유를 더할 수 있습니다.


고요한 부석사, 정성 가득한 자미가의 한 끼, 사과향 가득한 영주. 하루가 천천히 흘러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부석사
세계문화유산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